
맹동술 (시몬) 대전교구 평신도사도직 단체협의회 회장
두려워하지 말고 그분과 함께 제자리를 찾읍시다!
주님 안에서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오늘은 쉰세 번째 맞이하는 평신도 주일입니다.
평신도들에게 주어진 고유한 소명과 사명을 되새기고 그에 합당한 삶을 살 것을 다짐하고 격려하는 날입니다.
평신도에게 고유한 소명과 사명이란 세상 안에서 누룩과 소금의 역할을 하여 우리 가정과 직장과 사회가 하느님이 보시기에 좋게 바뀌도록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전례없는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잃고 기업의 도산과 소상공인들의 폐업이 속출하면서 마이너스 경제 성장으로 빈부의 격차가 더욱 심해져 가난한 이들의 설 자리가 더욱 좁아졌습니다. 비대면과 거리 두기,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면서 기존 방식의 소통과 친교가 어려워지고 코로나19 이후 9개월 동안 미사 중단과 재개가 반복되면서 신자들의 성사 생활과 공동체 활동도 커다란 제약을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위기 상황은 한편으로는 지금까지 우리가 살아온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다른 한편으로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에 대한 올바른 선택과 행동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코로나19가 인종과 국경, 언어의 장벽을 넘어 인류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것은 지구 전체가 하나의 생태계를 이루어 공동체적 운명을 지닌다는 점을 일깨우고 있습니다. 따라서 코로나 19를 이기는 길은 지금까지 자기중심적이고 인간 중심적인 삶에서 돌아서서 지구촌 전체가 운명공동체임을 자각하며 연대와 협력을 하는 것입니다. 즉 시노드 정신으로 살아야 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최근에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반포한 세 번째 회칙 「모든 형제들」에서 그리스도인을 비롯해 모든 인류가 서로 동등한 존엄성을 인정하고 형제애를 발휘해 서로를 형제자매로 사랑하고 배려하는 세상을 함께 만들자고 당부하셨습니다.
2021년은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과 가경자 최양업 토마스 신부님 탄생 200주년을 맞이하는 뜻깊은 해입니다. 특히 김대건 신부님은 2021년 유네스코 세계 기념 인물로 선정된 첫 한국인으로서 짧은 생애를 살면서도 불굴의 신앙과 희생적 사랑으로 복음적 덕행의 본보기가 되었습니다.
두 신부님께서 우리 고장에서 태어나셨다는 자부심과 함께 박해를 피해 숨어 지내면서도 형제적 사랑을 실천하고 마침내 목숨을 바쳐 신앙의 증인이 된 선조들의 굳건한 믿음을 본받음으로써 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해 나가고자 합니다.
또한 한국천주교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에서는 김대건 신부님 탄생 200주년 희년 정신을 살려 본래 모습대로 기본에 충실하자는 취지에서 ‘제자리 찾기’ 희년 실천 운동을 펼칠 계획입니다. 교우 여러분이 함께해주시고 뜻과 힘을 모아주시기를 청합니다.
오늘 평신도 주일이 세상 안에서 복음의 증인으로 살아가도록 불린 우리 평신도들의 소명과 사명을 깊이 되새기고, 그 본분에 충실할 것을 다짐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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