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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6-12 10:11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2020년 6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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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관리자
 조회 : 3,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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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가 되어 처음으로 어버이날 아침에 부모님께 찾아갔습니다. 그동안에는 신학교에서 전화로만 축하를 드렸는데, 이번에는 직접 뵙고서 선물과 용돈을 드릴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그날 부모님께서 저를 보시고 하신 첫마디는 이것이었습니다. “아침 먹었니? 밥 차려 줄까?” 평소에도 부모님 댁에 가면 부모님께서 차려 주신 밥을 먹고는 하였습니다. 부모님께서 주시는 내리사랑을 그대로 받는 것만으로도 효도라고 스스로 합리화하면서 말입니다. 제가 밥을 차려 드려도 부족할 텐데 어버이날마저도 여전히 밥을 차려 주시려는 부모님을 생각하니 기가 막히면서도 감사하였습니다.
여러 해를 외국에서 지낼 때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칠순 가까이 되신 어머니께서 주민 센터에서 인터넷 강의를 들으시고 이메일 계정을 만드셨습니다. 아들과 연락을 주고받고 싶으셨던 것입니다. 그런데 어머니께서 보내신 이메일에는 어김없이 먹는 것과 관련된 질문이 있었습니다. “한국 음식은 좀 먹니?” “생일인데 미역국은 누가 끓여 주니?” “살이 너무 빠지지는 않았니?”
이렇게 자식이 잘 먹고 지내는지 늘 걱정하는 부모의 마음을 하느님께서도 가지고 계십니다. 아니 그보다 더하십니다. 단순한 음식, 썩어 없어지는 양식이 아니라 영적인 음식,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양식을 걱정하시어 우리에게 당신 아들을 내어 주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영원히 살 수 있도록 하느님께서는 당신 아드님의 목숨을 바치셨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미사 때마다 이 사랑의 양식을 받아 모시고 있습니다.
(한재호 루카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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