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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1-06 09:40
연중 제32주일 (평신도 주일, 2020년 11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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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관리자
 조회 : 2,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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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처녀들은 신랑과 함께 혼인 잔치에 들어가고 문은 닫힙니다. 어리석은 처녀들은 문 앞에 서서 문을 열어 달라고 청하지만 문은 열리지 않습니다. 더욱이 예수님의 말씀은 다소 냉정하게 들립니다. “나는 너희를 알지 못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자비로운 모습과는 사뭇 다릅니다. 간청하는 어리석은 처녀들에게 주인은 문을 열어 줄 법하지만 그리하지 않습니다. 유다교에서 ‘닫힌 문’은 놓쳐 버린 기회를 나타내는 표현이라고 합니다. 어리석은 처녀들은 마지막 때에, 마지막 기회를 놓쳐 버렸습니다. 그리고 그 기회는 다시 주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슬기로운 처녀와 어리석은 처녀의 비유는 하늘 나라에 들어가려면 준비가 필요하며 그 준비 시간이 정해져 있다는 것을 알려 줍니다. 슬기로운 처녀들이 보여 주는 것처럼 등을 밝힐 수 있는 기름이 준비되어야 합니다. 그것은 누구에게서 받을 수 있거나 살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종말을 말하는 모든 이야기가 그렇듯이 열 처녀의 비유는 마지막 때가 아닌 지금의 삶에 관심을 두게 만듭니다. 지금이 혼인 잔치를 위한 기름을 준비할 때입니다.
현재의 삶에 따라 슬기로운 사람도 어리석은 사람도 될 수 있습니다. 슬기로운 사람은 지금 준비하는 사람입니다. 유다교의 ‘닫힌 문’의 의미를 생각하면 우리에게는 아직 기회가 있습니다. 하느님의 자비를 체험할 수 있고 여전히 우리의 삶 안에서 종말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그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면 슬기로운 사람입니다. 어리석은 사람은 수많은 기회가 있음에도 그것을 잡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문이 닫히기 전에 우리에게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허규 베네딕토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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