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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2-24 12:27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2,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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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시기는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는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교회는 이를 위하여 해마다 재의 수요일에 전통적인 신앙 실천 행위인 기도, 자선, 단식에 관한 예수님의 가르침을 들려줍니다.
기도는 나와 하느님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는 것이며, 자선은 나와 이웃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단식은 나와 나 자신의 관계를 쇄신하는 것입니다.그런데 이 세 가지를 통하여 나와 하느님, 나와 이웃, 나와 나 자신의 관계를 하느님의 뜻에 맞게 재조정하려면 필요한 것이 한 가지 있습니다.
다른 이에게 드러내려고 기도, 자선, 단식을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다하여 이 세 가지를 실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요엘 예언자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습니다.
“너희는 단식하고 울고 슬퍼하면서 마음을 다하여 나에게 돌아오너라.
옷이 아니라 너희 마음을 찢어라.”
류시화 시인은 자신의 책 『지구별 여행자』에서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선한 행위를 한 것을 남에게 말하지 말라.
한 번 말할 때마다 그 공덕이 절반씩 줄어들 것이다.
그래서 마침내는 공덕이 전부 사라지고 만다.
그 대신 당신이 나쁘게 행한 것을 사람들에게 말하라.
그것이 진정으로 참회하는 길이다.”
외유내강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무릇 진정한 군자라면 다른 이에게는 관대하고 자기 자신에게는 엄격해야 하는 법입니다.
이처럼 우리도 하느님과의 관계를 지키기 위하여, 이웃과의 관계를 올바로 정립하기 위하여, 그리고 자기 자신과의 관계를 새롭게 하기 위하여 외유내강의 길을 사순 시기 동안 닦읍시다.
다른 이에게 보여 주려고 애쓰는 사순시기가 아니라, 진정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기 위한 40일을 보냅시다.
(한재호 루카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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